공지사항


제목 [대한병원장협의회 성명서] 대학병원 분원 개설 허가는 재고․백지화되어야 한다
2023-10-16
작성자 사무국 [ID: kc***]

 

대학병원 분원 개설 허가는 재고백지화되어야 한다

 

 

대형병원의 분원 증설 경쟁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국회에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 11, 대학병원 분원 설립으로 약 6천여병상이 늘어나게 된 상황을 짚고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정부는 수도권에 대학병원 분원으로 인한 병상 증가를 인정하였으며 신뢰의 원칙에 따라 관리 계획 시행 이후라도 개설을 불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학병원의 확장은 얼핏 그럴 듯 해보이지만 잘 들여다보면 의료를 황폐화시키는 원인이 될 게 분명하므로 재고되어 백지화되어야 한다. 대학병원 병상 경쟁은 공격수만 있는 축구팀처럼 우리나라 의료를 기형적으로 만드는 근간이 될 것이다.

 

대학병원의 확장은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의료를 우리나라 의료답게 만든 의료 전달 체계를 붕괴하는 근본적 이유가 된다. 플랑크톤과 미생물이 없는 생태계를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이라는 먹이 사슬이 끊어진 대학병원은 존재할 수 없다. 대학병원의 확장 경쟁은 중소병원과 의원급 의료 기관의 몰락시키고, 의료 전달체계의 근간을 흔들어 의료 시스템 전체를 황폐화시킬 것이다.

 

정보의 비대칭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공급이 소비를 만드는 대표적인 영역이 의료이며 (뢰머의 법칙) 이를 근거로 병원 병상을 줄여야한다는 주장이 계속되었다. 만들어진 병상은 반드시 채워지며, 대학병원의 병실은 12차 의뢰기관과 달리 더욱 비용 소비적으로 채워지게 된다. 이는 의료 보험재정 고갈을 앞당기고 국민 의료비 지출을 증가시킨다.

 

특히 수도권에 집중된 대학병원 증설 경쟁은 근거리 진료가 필요한 지역 의료 생태계를 무너뜨려 가뜩이나 열악한 지역의료 격차를 악화시킬 것이다. 정부와 복지부는 지역 의료 격차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대학병원들의 분원이 도서(島嶼) 지역에 건립된다는 소식을 들어보지 못했으며, 항상 수도권대도시에 집중된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증설은 지방의 환자만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지방 의료 기관의 의료 인력을 동시에 빨아들인다. 따라서 지방 의료 인프라가 붕괴되는 것은 당연하며 이로 인해 지방 특히 도서지역의 의료 환경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악화될 것이다.

 

경제 실패의 결과가 가난이라면, 의료의 실패는 환자의 죽음이다. 의료의 실패란 의료 자원의 분배와 인력 체계, 지역 의료 격차 안배와 같은 의료 전달체계의 교란에서 발생하며, 뒤집힌 의료 생태계 피라미드의 결과는 명확하다. 대학병원 분원 건립은 많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지만, 오히려 의료의 수도권 집중과 지역 불균형을 가속화 시킨다는 불편한 진실이 분원 설립의 정당성을 무색하게 한다. 정부와 복지부는 지옥으로 가는 길은 항상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경구를 새겨들어야 한다.

 

2023. 10. 16.

 

대한병원장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