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판례 뉴스


제목 [법대에서] 환자 본인 진술에 의함(상해진단서)
2023-06-03
작성자 사무국 [ID: mu***]

법률신문 (lawtimes.co.kr)


상해진단서상 상해의 원인란에는 대체로 ‘타인의 폭행’과 같이 환자가 주장하는 사유에 ‘환자 본인 진술에 의함’이라는 기재가 부동문자인 양 부가된다.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라 뭐가 됐든 상해의 원인을 적어야 하는데 의사가 직접 목격하지는 않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설명이다. 하지만 병명란의 내용까지도 오로지 환자의 진술에만 근거한 것은 아닌가 생각되는 사례를 종종 보곤 한다. 가령, 아무런 치료·처방내역 없는 전치 1~2주의 각종 염좌나 긴장 같은.

피해자의 주관적인 호소 등에 의해 의학적인 가능성만으로 발급된 상해진단서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데 신중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판례(2016도15018)가 나왔지만, 사고나 사건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에 가서 진단서부터 하나 받아두라’는 말은 국민들 사이에 여전히 통용되는 것 같다. 최근에 본 가장 황당한 사례는, 학생이 건물 창문 밖으로 던진 빈 페트병에 얼굴과 손을 맞았다는 행인들이 곧장 병원으로 달려가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았던 경우인데, 나중에 인근 CCTV를 확인해 보니 페트병은 스치지도 않았다.

의학적 진단에는 법적 판단 기준과는 다른 고려 요소가 있을 수 있고, 의사의 입장에서 통증을 호소하는 자의 상해진단서 교부 요구를 거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상해진단서의 발급과 그 이용에 관한 우리의 현실이 지금과 같다면, 상해진단서는 사실인정에 도움을 주는 자료가 아니라 분쟁의 격화를 이끄는 불씨가 될 수 있다.